Di패밀리/뒷골목

[잭&킴] 악몽

뮤새 2025. 4. 26. 05:51

 

 

 

잭이 한 차례 혼쭐난 이후, 며칠 뒤의 이야기.

 

https://youtu.be/87YL0bhqFSw

 

 

플러팅.. 추행.. 트리거 묘사 등등이 있습니다. 다루는 소재가 소재인만큼 읽기 전에 항상 생각하고 읽어주시기

 

 


 

 

 

 

 

 

두가 쉴 수 있는 주말, 비밀로 가득한 바의 라운지는 두런두런, 서로를 탐닉하려는 사람들로 가득 차있다. 구식 라디오에서 재즈가 흘러나오고 있었고, 바텐더는 보조와 함께 손님들의 수다를 들어주고 있었다. 보스는 홀로 어딘가로 외출을 나갔고, 마샤는 라운지에서 자신에게 눈길을 주던 어떤 이와 즐거운 한 때를 보내고 있다. 카밀라는 관심 없다는 듯, 지하에서 좋아하는 기기들을 한창 만지작 거리고 있고,

한참 전에 자리를 비웠던 잭의 행방은.. 아지트의 위층의 큰 소리로 금방 알 수 있었다.

 

그리고 킴도...

 

쾅,

 

 “그래서,”

 

문 안에서 그르렁 거리는 소리는,

 

 “아직 혼이 덜 난 모양이지? ”

 

긴 쇠파이프를 들고 위협을 하는 듯 무겁게 반응했다.

 

얇은 반팔티에 추리닝 팬츠. 편한 차림새를 하고 있는 사람들은 대개 느릿하고..웅얼거리며 문 밖의 사람을 맞이했겠지만, 킴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문을 두드린 게 잭이라서- 인 것도 있지만, 간밤에 꾼 오래된 악몽 때문에 밤잠을 설쳐 늦은 시간이나 돼서야 잠을 청했기 때문이었다.

 

 “미안, 그래서 정중하게 물어보러 왔잖냐. 아무런, 속임수도 없이."

 “정중하게 한 대 처맞고 싶은가 보지?”

 

남의 방문 앞에 서서는 팔꿈치를 벽에 걸치고 서서는 사과를 하려 하는 그의 모습은 그저 화를 더욱 돋울 뿐이었다.

 

 “내가 무슨 말을 할지 알고 있을 텐데.”

 

 “하하...” 그 말에 잭이 제 뒤통수를 문지르며 말했다.

 “그렇지만, 정말로 궁금한데. 이번 한 번만 양보해 주면 안 돼?”

 

방 안에 어지러이 놓인 침대시트만큼 미간이 구겨졌다. 말인즉슨, 같이 자자는 뜻이겠지.

 

 “싫어. 졸리다고.”

 

1초의 고민도 없이 답한다. 그러자 앞쪽에서 끈덕지게 매달린다. 구질구질.

 

 " 한 번의 기회도 없어? "

 

그러더니 심통난 목소리로 남의 목덜미를 툭 하니 건든다.

 

 “ 너, 여기 물었었잖아. ” 

 “… 허. 내가 숨겨준 사실은 기억 안 하나보지?”

 “-그래서 한참 밑에 깔려있었잖아... 그러고서도 욕실에서 그렇게 괴롭혀놓고. 너야 말로 기억 못 하는 건 아니지?”

 

침묵.

 

기억을 더듬으며 며칠 안된 지난날의 일을 떠올려본다. 작전이 성공적으로 마무리가 됐지만, 그 작전 사이에는 날 어떻게 해보려던 녀석의 어처구니 없는 방해공작이 있었고, 그렇게 밤새 녀석을 골로 보내버렸다. 그러고선 허리가 제법 뻐근해져 내려왔더니 나도 모르게 조금씩 흐르고 있었던 옆구리의 피를 보고는 사람이라도 한 명 죽였냐며 놀란 조직원들이 수군거렸다. 마샤 제일 먼저 발견하고선 단단히 화가 난 채로 간이 진료실로 끌고 갔다. 보스께는 어느 정도의 사실을 숨긴 채, 자초지종을 얘기하고 그렇게 일이 일단락될 줄 알았는데,

은혜도 모르는 놈이, 먹잇감을 집요하게 쫒는 사냥개처럼.. 며칠째 늘어지고 있었다.

 

 “집요하네.”

 “물론, 이러지 않으면 상대가 실망하거든."

 

낮게 웃는 소리에 귀가 간지러웠다.

 

 “그리고…. …네 옛날 일을 들었는데.”

 

움찔.

그래. 이 정도의 시간이면 남의 귀에 흘러 들어갈 법도 했다. 생판 모르는 놈들한테 붙잡혀서 하루 종일 당했던 것.. 유흥 수준이 아닌 독하게 주입됐던 약물들.. 이상한 짓.. 물론 지나간 일이다. 뻐근해지는 목을 주무르며 아무렇지 않은 듯 느릿하게 고개를 들어 바라본다.

 

 “최근.. 일은.. 내가 정말 멍청했지. 알아. 안다고. 그치만 네가 나보다 힘이 무식하게 센 걸 어떻게 해. 하하.”

 

사과라고 하는 꼬라지가 역시 마음에 들지 않는다.

 

 “……네 놈 볼기짝을 또 한 대 때려줘?”

 “ 그건 사양할게.” 웃으며 슬쩍, 뒤로 반걸음 빼는 발소리가 들린다.

 

 “…………"

 "…괜찮냐?"

 

마른세수를 하며 점차 가빠지는 숨소리에 잭이 되물어본다. 악몽에서 깨어난 줄 알았지만, 여전히 구석에서는 누군가의 음침한 소리가 울리고 있었고, 가슴 위로 올라온 검은손이 목을 잡고 누르는 듯한 느낌에 침을 삼켰다.

 

단절된 대화 속에서 앞에 가만히 서있던 녀석은 킴의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더니 무언가를 뒷춤에서 꺼냈다.

 

 “이거.”

 

절그럭,

죄어오던 무언가가 손에 쥐어진 물건과 함께 마치 아무도 없었다는 듯, 사라졌다.

 

“…뭐야, 이건 왜.”

 

흠칫, 정신을 차리고 손에 들린 것을 만지작거려 보니, 잭이 자주 쓰는 나이프였다.

 

“ 뭐긴, 물건 좀 맡겨둔다는 거지. ”

가볍게 웃는 소리가 들렸다.

 

“ 내가 못 미더우면 그거 쓰던가. ”

 

“….”

 

“그리고 주말이잖아.”

 

윙크라도 한 듯, 고개가 살짝 기울어지며 코끝을 살짝 찡그리더니 무언가를 바지 앞주머니에 꽂아준다.

 

“생각 있으면 아래층으로 와.”

 

카펫에 파묻혀 작아진 구둣소리가 점차 멀어진다.

창문을 타고 들어와서 발끝을 건드리는 땅거미와 정적만이 채운 텅 빈 복도에서 킴은 점자가 적힌 카드 키를 만지작거리며 생각에 잠겼다.

 

 

 

 

 


 

 

 

 

 

똑,

딱,

 

 

이젠 이 세상에 얼마 남아있지 않은 아날로그의 시계의 초침이 일정한 박자에 맞춰 넘어가고 있다.

얼마나 기다렸을까?

 

원래라면 손님이 들어와 있어야 할 방 하나를 통으로 가져가놓고 아무렇지 않게 방 안에서 술을 즐기고 있던 잭은 이미 입에 마실걸 대면서부터 시간 감각이 없어졌다. 아래층의 가끔 들리는 환호 소리로 밤이 깊었음을 대충 가늠해 볼 수 있었다.

 

동료에게 킴의 옛날이야기를 들은 건 그날 사고를 친 일 이후였다.

병실에서 오해를 샀던 그때 말고도, 그 녀석 건드리면 후회할 거라고 마샤는 경고했었다. 잭은 관심도 없던 때라 귓등으로 흘려보냈고 그리고…

처음으로 그의 말을 무시했다. 결과적으로 엄청나게 당해서 정말로 후회했지만.

마음 한 구석이 찝찝했다. 킴은 여전히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 대했지만, 잠들어 있어야 할 시간대의 방 문 앞을 지나갈 때마다 들었던 앓는 소리는 더 이상 무시하기 제법 어려웠다. 간혹 깨우러 갔을 때 보던 모습. 침대가 아닌 바닥, 편한 자세가 바닥의 구석진 데에서 새우처럼 웅크린..

 

이런저런 생각으로 시간은 흘러, 아래층의 소음은 점차 잦아들었다.

역시 안 오겠지 싶어 마지막 잔을 마저 털려는 순간,

 

삑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달칵.

 

 “아.”

 

 “….”

 

어두운 방 안이 잘 보이지 않아 하얗게 빛나는 눈만이 시선에 들어왔다. 한 손에는 잭나이프 한 자루와 키 카드를 든 사람이 조용히 들어왔다.

잠에 들지 못한 채로 고심한 듯한 표정이 읽혔다.

 

 “이거 참, 선물은 마음에 드셨는지요오. ” 술에 꼴아 살짝 꼬부라지는 말투로 너스레 떨며 웃고는 마시려던 술잔을 내려놓는다.

 

흥, 하며 저벅저벅 걸어 들어온 킴은 침대에 털썩하고 앉았다. 칼을 매만지며, 무서운 소릴 아무렇지 않게 내뱉는다.

 

 “그 선물로 목을 찌를지도 모르는 일인데.”

 “ 뭐어, 괜찮아. ”

 “…이상하긴.”

 

느물거리며 반응하는 잭의 말에 괴짜를 보는 듯 바라보았다. 술꾼들이란.

 

 “그럼, 생각해 보고 온 거야?"

 

의자 끄는 소리가 들리더니 이내 킴의 옆자리가 푹 눌린다. 앉아있던 사람은 순간적으로 깜짝 놀라며 목덜미가 뜨거워진다.

 

 “진짜 양보해 줄 거야?"

 

킴의 옆으로 한 칸 더, 몸을 옮긴다. 하얀 눈이 고개를 조금 돌려 갈구하는 사람을 바라본다. 조용히 손에 쥔 칼을 만지작 거린다.

 

 “…네 놈 하는 거 봐서."

 

그러자 느긋이 기다리던 쪽에서 손끝을 쇄골 위로 올린다

 “이번엔 물지 마."

 

짧은 웃음소리와 함께 천천히 몸이 기울어진다.

아무래도 밤새 기분 나쁜 꿈은 안 꾸겠지.

 

 

 

 

 

 

 

 

 

 

 

 

 

 

 


 

하지만 킴이 양보해주지 않아 화난 잭이었다고 합니다 껄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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