킴의 4년전의 어느즘엔가 이야기 입니다
가져온 사진이 좀 어둑어둑한디 공포이미지같은거 X
마감이 잘 안되있어서 읽을때 다소 불편하실 수 있음

으아악-!!!
“하, 하아, 하….”
끔찍한 꿈이였다.
어미를 찾는 새끼 개 마냥 끙끙거리다가 비명을 지르며 깬 까만색의 인영 위로 바깥의 어슴푸레한 달빛만이 무슨일이 있었냐는듯 밝혀주고 있었다. 온몸이 식은땀으로 범벅이 되서 축축했고, 몸을 한참을 웅크렸던건지 등허리가 뻐근했다. 침대가 아닌 바닥에서 자서 더 그런지도 모르겠다. 다리 사이로 말려있던 꼬리를 길게 뻗어 몸을 풀고는 팔을 매만지며 몸을 일으킨다.
방 안은 무척 조용했다.
아무 소리도 안들리는 방 안 어딘가에 누군가가 서 있을것만 같아 공포감이 몰려온다. 겨우겨우 바닥을 기어 문 앞에 서서 귀를 대보았지만 바깥 역시 고요했다. 다들 이번 임무로 바쁜거겠지. 물론 개개인이 사는 곳도 따로 있을테고... 눈가를 벅벅 비볐다.
앞도 안보이면서 흘릴게 뭐가 있다고 썅.
차라리 밖에서 비맞고 돌아다닐 때가 더 나았던거 같은데..
일순간 그런 생각을 했다가 이내 고개를 저었다.
오늘 너댓명의 아이들을 본부에 데리고 오게 됐다. 대형 컨테이너화물을 털러 부둣가로 습격한거였는데, 그 곳에는 몇몇의 아이들도 포함이 되어있었다. 큰 사고없이 무사히 임무가 마무리되어 일부 아이들은 이미 서 근처에 몰래 데려다놓고 돌아왔고, 나머지 아이들은 정보파악이 늦어 가장 맨 윗층의 방에 임시로 묵게 되었다.
안도감과 공포, 눈물에 범벅이 된 아이들을 달래느라 마샤와 크레이브등의 조직원들이 제법 애를 먹었다.
잭도 당연히 있었지만, 마샤가 엉덩이를 때려서 내보냈다. 당최 도움이 안되서. 겨우겨우 아이들의 경계심을 누그러뜨려 놓고 설득을 해서 윗 층에 올려보내 뒀다. 나 또한 있었지만, 뭐라고 위로하고 달래야할지 잘 몰랐다. 내 손을 꼭 잡았던 어떤 아이의 손길을 떠올린다.
...
가능하면 아이들의 방에 들어가 자극하지 말라고 했지만..
짧게나마 대화라도 나누고 싶었다.
결국 눈을 질끈 감고 벽을 매만지며 복도를 천천히 이동한다.
아이들이 쉬고 있는 방 근처에 서니 아직까지도 두런두런 이야기 소리가 들렸다. 놀라진 않을까.
심호흡을 두어번 하고는,
똑 똑.
방 안이 삽시간에 조용해졌다.
“ 들어갈께. ”
잠긴 문의 도어락을 풀고 살며시 열며 들어갔다.
“..좀 어때, 너희들."
대답이 없었지만, 두려움에 떨리는 숨소리 만큼은 선명하게 들렸다. 숨소리가 들리는 위치를 가늠해보면.. 다들 이 문앞과는 완전 반대편에서 모여있는 것이 틀림없었다.
“ 해치러온거 아냐. 방해해서 미안.. 궁금해서 잠깐 와봤어. 지금 바깥엔 아무도 없거든. ”
몸을 낮춰 들어오며 문 아래에 무릎을 끌어올리고 앉았다.
긴장감이 도는 방안에서 분위기를 풀고자 아무말이라도 던져보았다.
“ …뭐 먹고싶은거 있어? ”
...기껏 생각해낸게 이런말이라니.
“...집에 가고 싶어요."
뒤에 숨겨진 아이의 한마디가 들렸다.
앞에서 작은 아이들을 가리기위해 막아서고 있던 키가 큰 아이가 더 말하지 말라는듯 그 아이의 입에 손을 올렸다.
집이라.
“...꼭 보내줄께."
“...진짜요?” 아이가 입에 올라온 손을 내리고는 고개를 빼꼼 내밀었다.
“...그래."
어깨를 으쓱이며 말을 덧붙힌다.
“ 오늘 잠깐 같이 있었던 땋은머리 녀석 생각나? 그 녀석 집에 잘 돌아갔으니까.괜찮을거야.”
“ 시간은 다소 걸리겠지만.. 안심해.”
잠깐의 적막이 흐르더니 이내 하나 둘, 입이 열렸다.
“집에는 어떻게 보내줘요?”
"..언니는 어디 살아요?"
"어떻게 이 시간까지 여기있어요? 형도 납치됐던거에요?"
몇몇 아이들은 이미 한번 본 내가 익숙해서인지, 그저 조금 안심한건지, 키 큰 아이의 허리께에서 꼬옥 붙들려 있으면서도 질문을 멈추지 않았다. 속으로 웃으며 대답을 해주려던 찰나,
가장 키가 큰 아이 또한 주변 아이들의 어깨를 꼭 끌어안고는 질문을 던졌다.
".. 당신도 기다리는 가족이 있어요?"
그 아이의 말에 고개를 들었다.
가족. 가족이라...
머리가 아팠다.
"나는..." 미간을 손끝으로 문지르며 말했다.
"...있어."
거짓말.
"납치 당한 것도 아니야."
거짓말..
" 그냥... 너희들 지키려고 있던 것 뿐이야."
...
"..그렇군요."
묵묵히 대답을 듣고있던 키 큰 아이가 말했다.
".. 질문타임은 끝인가?"
애써 웃어보이며 박수를 한 번 가볍게 치곤 아이들에게 말했다.
자세를 조금 편하게 하고는 아이들에게 근처로 오라고 손짓한다.
"자, 내 얘기는 지루하니까 너네들 얘기 좀 해봐."
그러며 방 안의 높은 수납장에 있던 과자를 꺼내어 아이들이 있을 곳에 놔준다. 다시 원래 앉았던 자리로 돌아가자 아이들의 화색이 도는 목소리들로 소란스러워진다.
그렇게 1시간 정도를 아이들과 이야기를 두런두런 나눴을까,견딜 수 없는 졸음이 한 방울, 두 방울.. 소나기처럼 거침없이 쏟아져 내려왔다.
"다들... 그러니까, 하암. 얼른 자도록 해. 내일은.. 나한테 얘기했던 만큼.. 알려줘야하니까.. 집갈라며언..."
그 말과 함께 아이들이 천천히 걸음을 옮기는 소리가 들렸다. 몇몇은 침대로 올라가 시트를 만지작거리며 웃는 소리가 들렸고, 몇몇은.. 내 팔 안으로 비집고 들어왔다. 살짝 쓰린 팔 아래에 닿은 아이들은 작고 연약했다. 그리고.. 아까의 키 큰 아이도 껴있었다.
"약속하는거죠. 저희들.. 집으로 간다고."
"보스는... 약속을 못지킨 적이.. 없어..."
옆구리, 배 위에 자리잡은 머리통들이, 얇은 팔을 올려 내 허리를 감싼다. 이내 방안에 소란스러움이 잦아 들고, 고요히 잠든 숨소리만 들렸다.
아이들의 부스럭 소리를 들으며 고개가 점점 꾸벅여진다. 악몽을 꿀까 조금 두려웠지만, 색색거리는 서로의 숨소리가, 규칙적이게 들리는 고동소리가... 안정감이 들었다.
잠을 이기지 못한 눈꺼풀이 천천히 내려와 눈을 덮는다.
해가 창문을 통해 아이들을 지나 반대편에서 자고 있는 사람들의 발끝까지 들어와 간질인다. 하지만 검은인영과 아이들은 오랜만에 자는 달콤한 꿈에 깨어날 생각을 않는다.
그런 아이들이 잘 있는지 확인 하러 온-일찍이 쫒겨난-하얀 덩치가 문을 열어서 방 안을 둘러보며 침대 속에 옹기종기 널부러져 자는 녀석들을 보곤 한숨을 푹 내쉰다.
"참 나.. 여기가 무슨 탁아소도 아니고."
골이 아프다는듯 이마를 한번 꾹 누르며 쓸어올렸다. 그러곤 문 뒤편에 아이들과 같이 잠들어있는 녀석을 확인하곤 한마디 하려 방 안으로 몸을 좀 더 기울인다.
하지만 녀석의 얼굴을 한 번 확인 하고는,
허.
한마디 내뱉으며 잠시동안 서 있더니만 문을 탁 닫고는 가버린다.
햇빛을 받은 방 안이 반짝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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